だいだら墓地

[보론] 선생이 있을 곳은: 끝 (그루브 편)의 결말에 관한 개인적인 해석

스타델라 2025. 5. 3. 00:52

だいだら墓地 작가님께서 4월에 올리신 '때는 이미 (그루브 편)' 3부작을 번역한 뒤, 작가님의 X(구 트위터)와 이 블로그에 달린 댓글을 모두 다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X에 달린 댓글이 1개이므로 일본 쪽 반응을 완전히 이해한 건 아니지만, 제가 생각할 때 이번 시리즈의 공통적인 반응은 '선생이 있을 곳은: 끝 (그루브 편)'이 조금 모호했기 때문인지 이번 에피소드는 해석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제가 어색하게 번역을 했나 싶었습니다. 그... 4월 29일부터 4월 30일까지 이틀 연속으로 야근을 하였고, 5월 1일에는 오전 출근이 있어서 촉박하게 번역을 했거든요. 그래서 번역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서 오늘 출근하면서 다시 읽어봤는데 오역이나 탈자가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그렇기에 제가 내린 결론은 역시 결말이 모호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가님의 공식적인 해석은 없지만, 제 개인적인 해석을 조금 덧붙이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때는 이미'라는 이 에피소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래에 언급되고 있는 '자명종 시계'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식 번역에서는 '알람 시계'로 번역되고 있는 이 아이템의 설명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설명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출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한국 서버. (역자 스크린샷)

 

익히 알고 계시듯 이 알람 시계는 육성 목표 레이스(또는 출전 레이스)에서 1착을 하지 못했을 때 사용하여 다시 레이스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컨티뉴 아이템이지요. 그런데, 이 시계와 관련하여 작가님께서는 과거에 이러한 견해를 표출하신 적이 있으십니다.

 

출처: https://x.com/UMA_LINE666/status/1913939396338090109
출처: https://x.com/UMA_LINE666/status/1913939445612736971
출처: https://x.com/UMA_LINE666/status/1913939466072527253

우마무스메를 육성할 때, 육성 목표 레이스에서 1착을 하지 못하면 우리는 자명종 시계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명종 시계를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다시 레이스 개최 전으로 돌아와, 우마무스메의 레이스 결과를 관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다시 치러진 레이스에서는 그 우마무스메가 1착을 하고 트로피를 따게 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레이스가 '다시 치러진 것'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나, だいだらぼっち 작가님은 이 시계를 사용함으로써 패배한 세계관에서 다시 세계선이 두 개로 나뉘어서 새로운 세계관이 형성되게 된다고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즉, 이걸 다소 거칠게 정리를 하자면 '우마무스메가 패배한 세계선'은 존재하지만  → '레이스 개최 전으로 다시 돌아와' 레이스를 다시 치르게 되고 → 그 결과에 따라서 '졌다는 결과가 확정된 세계선' 또는 '아직 승패가 정해지지 않은 세계선' 중 하나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관점에 따라서 '자명종 시계'를 다시 살펴본다면, 이 시계는 단순히 다시 시작하기 위한 용도의 물건이 아니라 어떠한 분기의 세계선을 만드는 물건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이 시계를 사용함으로써 트레이너와 그 우마무스메는 패배한 세계선인 A 세계선에서 그 세계선 이전 시간대(승패가 정해지지 않은 새로운 세계선)인 B 세계선으로 넘어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작가님의 해석을 따르게 된다면... 작중에서 하나 간과할 수 없는게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 트레이너의 '꿈'입니다. 시계를 사용함으로써 트레이너와 그 우마무스메는 패배한 세계선인 A 세계선에서 승패가 정해지지 않은 새로운 세계선인 B 세계관으로 넘어왔습니다. 그런데, 트레이너는 매번 시계를 사용 후 "... 핫! 오늘은 중요한 경기가 있는 날! 나쁜 꿈은 잊고~"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즉, 트레이너는 이전 세계선의 일을 '꿈'이라는 형태로 기억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계를 통해 B 세계선으로 넘어온 우마무스메는 어떨까요?... 이것이 구체화된 답이 바로 '때는 이미'라는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에서 시계를 사용하는 것은 트레이너입니다. 그런데, '때는 이미'라는 이 작품 속에서 시계를 사용하는 것은 반대로 우마무스메입니다. '레이스에서 이기게 해주지 못했다'는 트레이너의 원망을 촉매로 세계선을 재구축하는 것이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자명종 시계라면, '트레이너가 떠나는 걸 막지 못했다'는 우마무스메의 원망을 촉매로 세계선을 재구축하는 것이 '때는 이미'의 자명종 시계입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 속에서 항상 우마무스메들은 과거의 일을 기억하듯이 말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번 '선생이 있을 곳은: 끝 (그루브 편)'에서는 '트레이너가 떠나는 걸 막지 못했다'는 원망이라는 촉매에 에어 그루브의 성격이 더해져서 다른 결말을 맺고 말았습니다.

 

출처: https://umamusume.kakaogames.com/

 

"단련하라, 양성하라, 선도하라! 경애하는 어머니의 말씀처럼"이라는 에어 그루브의 캐릭터 소개문에서도 알 수 있듯 에어 그루브는 자기관리가 굉장히 철저한 우마무스메입니다. 물론 완벽주의자처럼 그려지는 모습도 있긴 하지만, 그녀는 굉장히 모범적인 우마무스메이며, 동시에 정이 많은 우마무스메입니다. 그렇기에 트레이너를 생각해서 잔소리를 한다는 그녀의 말은 거짓이 아니지만, 작중에서 에어 그루브의 트레이너는 과로로 여유가 사라져서 에어 그루브의 잔소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국 트레센 학원을 떠나게 되었죠. 그런데... 트레이너가 떠나버린 이 상황이 '때는 이미 (그루브 편)'에서는 에어 그루브의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건드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 이후의 이야기는 중편과 하편의 중반부에서 나왔던 그대로일겁니다. '트레이너가 괴로워하다가 시골로 돌아가서 농사를 짓던 중 우연히 하천 부지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우마무스메를 만났고, 이 우마무스메와 함께 동고동락하던 끝에 트레센 학원의 트레이너로 다시 돌아왔다. '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지만, 에어 그루브에게 있어 이 이야기는 배드 엔딩입니다. 그렇기에 에어 그루브는 자명종 시계를 썼을 것입니다. 그리고 영원히 끝나지 않는 이야기의 비극이 여기서 시작된 것입니다.

 

본래라면 트레이너는 모브 우마무스메와 함께 트레센 학원에 복귀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에어 그루브는 이 소식을 듣고 자신의 전 트레이너에게 다시 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에어 그루브를 피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에어 그루브는 자명종 시계를 썼을 것입니다. 트레이너가 그 모브 우마무스메의 트레이너로서 트레센 학원에 돌아오지 못하도록. 그리고 그 결말은 '선생이 있을 곳은: 끝 (그루브 편)'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어떻게 할까. 분명 즐거운 일만 잔뜩이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그녀와 함께라면. 이번에야말로, 어떤 고난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몰라."

 

이야기는 이처럼 해피 앤딩처럼 끝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에어 그루브는 이 상황에서 자명종 시계를 썼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해피 엔딩이 아니기에. 그리고 그 결과, 트레이너는 에어 그루브와 계약한 날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일생일대의 화려한 무대니까 말이야." "정말이지. 지금부터 이래서야 앞날이 걱정되는군."이라는 에어 그루브의 말이 바로 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잠들었나?" "정말이지...... 너무 애먹이지 마."라는 이 말을 통해서 에어 그루브가 바뀌기 전의 세계선을 기억하고 있음을 작가님은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결론적으로 '선생이 있을 곳은: 끝 (그루브 편)'은 '자신의 곁을 떠난 뒤 모브 우마무스메의 트레이너로 돌아온 자신의 트레이너'라는 결말을 피하기 위해 에어 그루브가 자명종 시계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이 이야기에서 작가님의 설명을 보면 "이건 도대체, 몇 번째 이야기일까."라는 말이 적혀 있는데, 이 말을 통해 짐작해보면... 에어 그루브의 트레이너는 아마, 계속 이 루트를 헤매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작가님의 오피셜 해석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이는 제 주관적 해석입니다. 그렇기에 아마 다른 해석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해석도 당연히 맞는 해석이기 때문에 편하게 해석해서 보시면 되겠습니다. 조금 긴 글이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