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도 모르는 제 트레이너 선생님】 빠른 여울이/바위에 부딪치고/갈라진데도/끝내는 다시 만나/하나 되어 흐르리 다른 분들이 쓴 그래스 괴문서는 어느 것이든 뜨거운 일본 문학이 흠뻑 스며들어 조금 현명해진 느낌이 듭니다. 뭐어 저는 세미마루지만요! (돌변) - せきはん@脊髄反射, 2022년 04월 30일 게재 - 출처: https://x.com/Sekizui_Reflex/status/1520267411588804610 |
【와카도 모르는 제 트레이너 선생님】
【정말로 고전문학 레벨 2는 되시나요...?】 덤 모처럼의 순애계 괴문서니까 어쩔까 생각도 했지만 생각해낸 이상 투고하는 척수반사성...! - せきはん@脊髄反射, 2024년 04월 30일 게재 - 출처: https://x.com/Sekizui_Reflex/status/1520300780145692672 |
【정말로 고전문학 레벨 2는 되시나요...?】
※ 이 작품은 せきはん@脊髄反射님(@Sekizui_Reflex)의 허가를 받고 번역되었습니다.
※ 이하는 각주노트
1) " 빠른 여울이/바위에 부딪치고/갈라진데도/끝내는 다시 만나/하나 되어 흐르리"
- 원문은 "瀬をはやみ岩にせかるる滝川の われても末に逢はむとぞ思ふ"으로, 스토쿠 텐노(崇徳天皇, 1119-1164)가 노래한 와카입니다. 빠른 강물이 바위에 부딪치고 갈라지더라도 끝내는 다시 만난다는 감정을 노래한데서도 알 수 있듯 본래 이 시는 사랑가입니다. 실제로도 칙찬와카집인『사화집(詞花集)』에서도 사랑가로 분류(『詞花集』 恋上 228)되고 있는 시입니다만, 다만 스토쿠 텐노가 도바 텐노(鳥羽天皇, 1103-1156)를 퇴위시킨 시라카와 텐노(白河天皇, 1053-1129)에 의해 텐노가 되었음에도 그 정치적 실권은 여전히 도바 텐노가 가지고 있었으며(아미노 요시히코 저, 남기학 역, 『일본 사회의 역사(中), 서울, 도서출판 소화, 2013, p.74-75.), 1141년 무렵에는 스토쿠 텐노에게 후사가 없다는 이유로 도바 텐노에 의해 양자에게 양위(박창기,「호겐(保元) 난에 얽힌 왕비들」, 『日本思想』, 제28권, 2015, pp.29-49, p.42.)를 하게 되는 지경에 처해지는 등 굉장히 굴곡 있는 삶을 살았습니다. 무엇보다 말년에는 타이라노 기요모리(平清盛, 1118-1181)가 일으킨 호겐의 난(保元の乱, 1156)에 의해 고시라카와 법황(後白河天皇, 1127-1192)이 유폐되고 귀족들이 처벌(이하 일본사학회 저, 『아틀라스 일본사』, 파주, 사계절, 2011, p.61.)될 때 같이 유폐되었으므로 그 삶이 더 비극적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노래는 사랑가로 분류되고 있음에도 오늘날 일본학계에서는 스토쿠 덴노의 비극적인 삶과 연결지어 강제로 양위를 당한 애통함을 그린 노래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덧붙여 이 와카는 『백인일수』중 제77번 와카입니다.
2) "여기로구나/오고 가는 사람들/헤어졌다가/아는 이 모르는 이/다시 만나는 관문"
- 원문은 "これやこの 行くも帰るも 別れては知るも知らぬも 逢坂の関"으로, 헤이안 시대의 가인 세미마루(蝉丸, ?-?)가 노래한 와카입니다. 본래 오사카 관문은 후와노 관문(不破関), 스즈카 관문(鈴鹿関)과 더불어 헤이안쿄의 동쪽에 설치된 3개의 관문 중 하나로, 오늘날의 교토부와 시가현의 경계에 있던 관문입니다. 오사카 관문의 '逢'라는 글자에서도 알 수 있듯 예로부터 일본에서는 '만나는 고개(逢う坂)'라는 뜻으로 이해되었는데, 11세기의 기행문인 『도칸키코(東関紀行, 1242)』에 따르면 세미마루가 이곳에서 살았다(이영경, 「 『도칸키코(東関紀行)』 小考」, 『일본학보』, 제98권, 2014, pp.337-348, p.344.)고 합니다. 조금 이야기가 돌아갔습니다만, 그래스는 오랜만에 트레이너를 만난 많은 우마무스메들이 트레이닝하던 비탈길을 사람들이 오가던 오사카 관문에 빗대서 트레이너를 만난 데 대한 반가움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의 이름 말고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던 트레이너의 말이 사실이라면 (실제로는 진짜 모르는 것 같습니다만) 트레이너는 이 시구의 뜻을 전혀 유추하지 못했을 것입니다만, 트레이너는 이 시구가 세미마루의 시일 뿐 아니라 무슨 의도로 세미마루가 불렀는지를 작중에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래스는 그걸 꼬집어 '알고 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3) [보론] '고전 문학 레벨 2'란?
- 자세하게 몰라서 참고서적류를 검색해 봤는데, 일본에서 고전 문학 레벨 2라고 하면 레벨 1이 '대학 입시의 기초' 이자 '고등학교 1, 2학년생 수준'으로 문법을 이해하는 단계이고, 레벨 2가 '일반 사립.공립대학의 교양 수준'이기 때문에 초급 수준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로 치면 고전시가를 읽을 수는 있는데, 「가시리」 같은 유명한 고전시가만 알고, 박인로(朴仁老, 1561-1642)의 「선상탄(船上歎)」이나 김인겸(金仁謙, 1707-1772)의 「일동장유가(日東壯遊歌)」 같은 작품은 전혀 모르는 수준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4) "여윈 개구리/지지 마라 잇사(一茶)가/여기에 있다"
- 원문은 "やせ蛙負けるな一茶これにあり"으로, 이 시는 마츠오 바쇼(松尾芭蕉, 1644-1694)의 시가 아니라 코바야시 잇사(小林一茶, 1763-1828)의 작품입니다. 암개구리와 수개구리를 두고 싸우는 내기를 보고 자신처럼 깡마룬 수개구리가 암개구리에게 지지 않기를 응원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작품인데, 작중에서 트레이너는 이 시를 개구리에게 '한 잔의 차(一茶, 잇챠)'를 내 주는 것으로 해석했기 때문에 트레이너는 그래스의 화를 돋구고 말았습니다. 참고로 마츠오 바쇼의 대표작은 '오쿠노 호소미치(奥の細道)'입니다.
5) 참고 문헌
- 전반적으로 이 작품 속 와카는 전부 임찬수 선생님의 역서(『100명의 시인과 100편의 노래: 백인일수』(서울, 문예원, 2008))를 참고하였으며, 잇사의 작품은 오석륜 선생님의 역서(『일본 하이쿠 선집』(서울, 책세상), 2023.)을 참고하였습니다. 다만 전자는 제가 예전에 참고할 일이 있어서 임찬수 선생님의 번역과 각주를 옮겨 적어둔 자료에서 인용하였고, 후자는 전자책을 급히 빌렸던 탓에 정확한 페이지를 기재할 수 없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 양해 구합니다.
'せきはん@脊髄反射 > せきはん@脊髄反射 단편 소설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마무스메도 무시하는 칼로 물 베는 싸움】 (0) | 2024.12.22 |
---|---|
【와카도 모르는 제 트레이너 선생님】 (0) | 2024.12.22 |
【제88회 웃으면 안 되는 트레센 학원】 (0) | 2024.12.21 |
【다음, 이란?】 (0) | 2024.12.19 |
【~절대 웃으면 안 되는 트레센 학원 24시~ 】 (0) | 2024.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