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せきはん@脊髄反射/せきはん@脊髄反射 단편 소설집

【전화기 너머】

by 스타델라 2025. 4. 2.
【전화기 너머】

평생이라도 아니었어?

- せきはん@脊髄反射, 2022년 07월 16일 게재      
- 출처: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7966027

 

【전화기 너머】

 

"타이신! 그쪽은 어때?
  트레이닝에 문제없어?"


전화를 받고 1초 만에 귀에 날아든 커다란 목소리에
나는 무심코 눈살을 찌푸렸다.

스피커에서 들리는 트레이너의 목소리는
전자 세계를 통해서도 변함없이 짜증 났다.

"시끄러... 딱히 문제없고, 평범해."

지겨운 듯한 느낌으로 답하면서도,
나는 트레이너와 대화할 수 있었던 것에
조금의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확실히는 모르지만... 유급 휴가 사용을
전혀 하지 않는 트레이너가
굉장히 많은 듯하다.

그리고 내 트레이너도 3일 정도 유급을
사용하게 되어서, 나는 혼자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그렇구나! 나는 한가하고도 한가해서...
  계속 타이신에 대한 것만 생각하고 있어!"

"시끄러! 부끄러운 소리 하지 마!"

시시한 말다툼을 하면서
모레에는 만날 수 있다, 는 이야기를 한다.

절대 입으로는 말하지 않지만... 나도 조금 기대된다.


"아, 임마... 지금은 그만두라고...!"

"...? 뭔가 말했어?"

"아, 미안 타이신, 그러면 내일 또 보자."

그리 말하고
전화를 끊으... 려고 했던 걸 테지.

툭... 하는 소리와 함께, 트레이너의 목소리가
아직 들려왔다.

"어이, 전화 중이잖아...
  아, 어딜 핧는거야...!
  정말이지 어쩔 수 없네...
  타이신이 보면 뭐라고 할까..."

다음에 툭... 하고 소리를 낸 건
내 스마트폰이었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전화를 끊고,
방금 들은 소리가 뭐였는지
천천히 생각해 본다.

그 말투... 공유 공간에서 흘러나온
연애 드라마에서 연인을 응석받이로 만드는 
남자의 음색과 똑같았다...


...딱히 트레이너가 누구랑 뭘 하고 있든
그런 건 신경 안 쓴다...

다만 휴식 중에는 나만 생각한다던가
했던 주제에...
다른 여자와 보내고 있다거나 하는 건 짜증난다...


결국, 그 뒤로 계속 짜증이 났다.
다음날, 티켓의 시끄러운 목소리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고
하야히데가 걱정스러운 듯 쳐다보는 걸 깨달았고
하루 종일 답답해하고 있던 것을 깨달아서...

점심을 먹은 뒤에 걸려 온
트레이너의 전화를 무시했다.

언제까지고 울리는 착신음을 들으니
문득, 스마트폰에 물이 떨어진다.

그게 뭔지 보지 않은 채 무시하고 있었더니
공연히 트레이너를 만나고 싶어졌다.


그렇지... 트레이너를 만나러 가자.
만나서, 그 뒤에... 어떻게 할까?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는 머리를 감싸 쥐면서
정신이 드니 트레이너가 있는 기숙사 방에
도착해 있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울면서 매달릴까?
화가 나서 여자를 때릴까?

떨리는 손가락으로 인터폰을 누르자
트레이너는 바로 나왔다.

"괜찮아!?"

나는 얼마나 심한 얼굴을 하고 있던 걸까.
트레이너는 나를 방으로 안내하고
따뜻한 코코아를 타서 내게 주었다.


"있잖아... 어제 그 녀석... 아직 있어?"

엉망진창인 채,
그럼에도 물어보고 싶은 걸 물어본다.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표정을 지으면 되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

"어제라니... 뭐야 들은 거야...?"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말하면서
트레이너는 안으로 갔다.

어째서 그렇게 가볍게 말하는 거야?
아직 그 녀석 있는 거야?
내가 왜 왔는지 안 물어?

하고 싶은 말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고
트레이너가 돌아오자...


"자, 귀엽지?
  친구가 여행 간다고 해서
  한동안 키우게 되었어."

한 마리의 갈색 고양이었다.

"...하?"

"아니~ 사람을 잘 따르는 녀석이라 말이지.
  처음 보는 나에게 바로 어리광 부리더라고~!"

트레이너가 고양이를 내 무릎에 올려놓자,
나한테 어리광 부리듯이 머리를 비비며 다가왔다.

"하... 하하..."

안도감과 수치감과 어처구니없음에
갑자기 웃음을 터뜨린 나와
그런 담당에게 불안해하는 트레이너와
신경 쓰지 않고 어리광 부리는 고양이.


결국 화났는데도 화를 낼 수 없었던 나는
갈팡질팡하는 트레이너를
가볍게 쿡 찌를 뿐이었다.

―끝―

 


 

※ 이 작품은 せきはん@脊髄反射님(@Sekizui_Reflex)의 허가를 받고 번역되었습니다.